박종규(55)는 미니멀리즘 사조를 지켜온 화가다. 단색화의 부흥지 대구에서 자란 그는 대상의 본질만 남기는 작업을 이어왔다. 그런 그가 본질로 인정받지 못해 버려지는 것, 이른바 ‘노이즈(noise)’를 정면으로 내세우며 돌아왔다. 서울 한남동 갤러리조은에서 열고 있는 개인전 ‘~Kreuzen(순항)’에서 그는 선택된 것과 버려지는 것의 기준이 옳은 건지, 불순물은 과연 버려져 마땅한 것인지 묻는다.노이즈의 가치를 보여주기 위해 고민하던 중 떠올린 것이 폭포다. 그는 “처음 폭포를 맞닥뜨렸던 다섯 살 때 거대한 물줄기와 소리가 주변을 덮어버리던 장면은 50대인 지금까지도 기억에 생생하다”며 “잘게 부서져 사방으로 흩어지는 물방울에서 노이즈를 떠올렸다”고 했다. 작가는 폭포를 영상 작품 ‘Embodiment(구현)’로 만들었다. 검은 배경에 무수한 하얀 점으로 표현된 물 폭탄이 쏟아진다.

폭포의 물방울에서…본질과 불순물 '기준'을 묻다

그는 이 영상에서 다시 이미지를 따왔다. 영상을 캡처한 뒤 픽셀 단위로 쪼개 작업한 이미지는 점과 선으로 가득한 기하학적 형상이 됐다. 이를 시트지로 인쇄하고 점과 선을 분리해 캔버스에 씌웠다. 그 위에 물감을 덧칠하고 시트지를 떼어내면 새로운 추상화가 탄생한다. 디지털 영상에서 불순물이었던 물방울, 본질이던 물줄기는 캔버스에서 입장이 뒤바뀐다. 캡처로 얻어낸 디지털 이미지이지만 최소 두 겹, 많게는 다섯 겹까지 물감을 쌓아올리며 손맛을 더했다. 전시는 4월 9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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